사슴뿔은 4∼5월에 식물에 싹이 나듯 머리에서 자라납니다. 이렇게 막 자라난 뿔은 말랑말랑한 상태인데 이를 녹용이라고 합니다. 녹용은 뿔이 나기 시작한 뒤 80여일 정도 지나면 절각한 것을 말합니다. 이때 시기를 지나면 딱딱해 지는데 이를 녹각이라고 합니다. 녹용이 녹각 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일부러 녹각으로 만들어 파는 사슴농장주인은 없습니다. 사슴뿔은 10월 쯤에는 매우 딱딱해 진 뒤 머리에서 떨어지는데 이를 낙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녹각은 녹용과 낙각 사이의 사슴 뿔인데, 녹각은 뿔끝에 털이 붙어있는 것이며 7월이나 11월에 채취한 것입니다. 낙각은 떨어져서 오래된 것으로 털이 없고 완전히 각화되어 하얀색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땅에 떨어저 3-4년이 경과되어 퍼석퍼석하며 색깔도 좋지 않은 것도 있으니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녹각는 러시아나 중국, 몽고, 북유럽,북아메리카 등의 여러 지역 에서 대량으로 들여 옵니다. 주로 유목민들이 들판을 다니다가 겨 울철에 떨어진 녹각을 하나씩 수거해서 모아서 수출하는 것이니 거의 다 낙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몇년씩 들판에서 나딩굴다가 수집되어 들여오는 녹각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냄새도 좋지 않고 토막내어 보면 조직이 색도 좋지 않고, 푸석푸 석하고 단단하지도 않은 것들도 있지요. 이러한 녹각이 국내에 들어오면 일단 써는 작업부터 합니다. 얇게 썰어논 것도 있고 통으로 잘라진 통녹각도 있습니다. 주로 품질이 좋지 않은 것을 얇게 예쁘게 썰어서 일반인들에게 팝니다. 이 편녹각을 돼지피로 처리하는 것도 있더군요. 품질이 좋은 것들은 쪼개어서 통녹각으로 만들어 주로 한의 원에 팝니다. 따라서 품질이 좋은 녹각을 구하시려면 통짜로 갖다달라고 하 세요. 녹각을 자를 때 발생한 가루녹각은 값은 싸지만, 불순물이 많습니다. 다량의 철분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 통녹각은 그냥 일반약재랑 같이 달이면 도무지 우러나지가 않습 니다. 어떤 분은 그냥 통째로 달이고 바로 약지꺼기에 섞어서 버리던데 녹각은 반드시 따로 고아야 합니다. 일단 큰 스텐 들통을 준비합니다. 녹각 2근을 물을 적당히 부어서 살짝 끓여서 불순물을 우려내서 버립니다. 상당 한 거품과 찌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물을 2/3정도 붓고 약한 가스불에 달 이기를 3~4일 합니다. 잘못 유통되는 사례는 돼지피 먹인 녹각을 녹용으로 속여 파는 경우가 있는데 감별하는 법은 술에 축여보면 빨간 것이 우러나서 손에 묻고, 또 단면의 혈액이 잉크번지 듯이 묻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