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뿌리를 갈근이라고 합니다. 보통 시장에서는 갈근을 편갈근, 각갈근 이라고 분류를 하는데 편갈근은 옆으로 길게 썰어 놓은 것을 말하고 각갈근은 각설탕 처럼 조그맣게 잘라놓은 것입니다. 네모나고 조그만 갈근보다 넓고 큰 편갈근이 좋습니다. 칡 뿌리는 항상 보기 좋은 모양은 아니고 잔뿌리들도 많이 있는데, 잔뿌리로는 편갈근을 만들 수가 없어 각갈근을 만들때 씁니다. 한의원들은 중국산 한약재를 많이 쓰는데 갈근, 당귀 만큼은 국산을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갈근 국산은 하얀편이고 수입은 조금 더 검고 뿌리가 잔편입니다. 갈근은 통통한 암갈근이 좋습니다. 갈근은 암갈근, 수갈근이 있는데 암갈근은 통통하고 즙이 많이 있어 생칡즙을 내릴때 많이 씁니다. 갈근 특유의 단맛은 암갈근에서 나며 수갈근은 맛이 씁니다. 단맛이 난다는 것은 갈근의 유효성분인 전분 함유가 높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암갈근이 인기가 많으며 수갈근 보다 가격이 약 50% 정도 비쌉니다. 갈근은 가을에 채취한 것이 좋습니다. 다른 뿌리 한약재와 마찬가지로 갈근 역시 가을에 양분이 뿌리에 많이 모여 있을 때 채취한 것이 좋습니다. 봄,여름에 채취한 갈근과 가을에 채취한 갈근은 맛과 모양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너무 하얀 갈근은 의심해 보세요. 칡냉면을 만들고 난 찌꺼기 갈근이 과거에 수입된 적이 있어 큰 분란을 일으켰던 점이 있습니다. 이런 갈근은 맛과 향이 거의 없고 색상이 새하얗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수입갈근에 표백제를 써서 하얗게 만든 사건도 있었습니다. 갈근이란 갈씨(葛氏) 집안의 뿌리, 즉 근원(根)이라는 뜻으로 갈씨 성을 가진 소년을 구해준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 산속에서 약초를 캐는 노인에게 한 소년이 "저는 갈씨 성을 가진 사람의 외아들로서 간신의 모함으로 가족이 죽임을 당하고 저만 도망쳐 나왔으니 좀 구해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당시 갈씨 가문이 충신 집안이었던 터라 노인은 소년을 숨겨놓고 군사를 따돌렸다. 그후 소년은 노인과 가족처럼 살면서 약초를 배우게 되었는데 노인이 세상을 떠난 뒤 노인한테서 배운 의술로 병자를 고쳤으며 평소 잘 쓰던 약초의 이름을 자신의 성과 뿌리라는 뜻으로 '갈근'이라 부르게 되었다. 갈근은 냄새는 없고 약성은 달며 맵고 평하다.[甘辛平] 갈근은 땀을 내며, 열을 내려 고열·두통을 치료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소화불량, 두통, 빈혈, 이질, 복통, 술독, 감기, 구토와 부인들의 하혈에 쓰이고 소화를 돕는다. 생뿌리를 짓찧어 즙을 내어 마시기도 한다. 칡의 열매는 갈곡이라 하며 설사에 효과가 있고 칡꽃인 갈화는 독특한 단맛이 있어 술독을 풀어 주고 장을 튼튼하게 한다. 칡가루는 갈분이라 하여 갈증을 멎게 하고 대소변을 잘 보게 하며, 어린이가 열이 나면서 명치끝이 아픈데 쓴다. 당뇨，이질, 대장염, 악성종양 등에 약리효과가 있다. 외형은 육면체로 잘게 썬 것 또는 판상이며 세로로 자른 것으로 바깥면은 회색이 도는 황색이나 백색이다. 가로로 자른 것은 섬유질이 있는 목부와 전분질이 있는 유조직이 서로 엇갈려서 세로무늬를 이룬다. 세로로 갈라지기 쉬우며 갈라진 면은 섬유가 매우 많다. 전분이 많아 칡국수, 칡냉면, 칡차, 농축액, 엿으로도 사용하고, 덩굴을 이용한 갈포(葛布)는 고급 섬유로 이용되고, 잎은 사료로 사용된다. 갈근의 이명은 계제(鷄薺), 녹두(鹿豆), 건갈(乾葛), 감갈(甘葛), 분갈(粉葛), 황근(黃斤) 이라고도 한다. 사슴이 9종의 풀을 먹는데 갈근이 그 중 하나이기에 녹곽근(鹿藿根)이라고 하기도 한다.